넘쳐나는 일자리, 그러나 워킹푸어 현실

일본은 지금 일손 부족으로 구인난을 겪고 있어요. 편의점, 음식점, 숙박업은 물론 제조업까지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취업은 비교적 쉽게 되는 편이에요. 

하지만 문제는 임금이 형편없이 낮아서 워킹푸어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실제로 일본 젊은 층의 10명 중 1명은 ‘일하는 가난’ 속에 살고 있다는 조사도 있어요. 직장은 있지만 생활이 더 나아지지 않는 구조인 거죠. 여기에 사회보장비 부담까지 무겁게 얹혀 있어, 월급이 그대로여도 실질 생활비는 한국보다 훨씬 많이 빠져나간다고 해요. 

예를 들어 일본의 연금 부담은 소득의 18% 수준인데, 한국은 절반도 안 되는 9%에 불과하죠. 이런 구조적인 원인 때문에 관광객이 늘어나도 일자리 안정이나 생활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모순적인 배경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일본 팁 문화 도입의 배경과 저항감

일본은 전통적으로 팁 문화가 없던 나라예요. ‘오모테나시’라고 불리는 무조건적인 친절과 환대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최근 폭증한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면서 팁 문화가 조금씩 도입되고 있어요. 택시 앱이나 음식 배달 앱에서 팁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생기고, 일부 음식점에서는 현금 팁 상자를 두는 사례가 늘고 있어요. 외국인 관광객은 친절한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니 반기는 분위기지만, 일본인들은 “친절은 돈으로 사는 게 아니다”라는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요. 

흥미로운 건 이 문화 충돌이에요. 관광객 입장에서는 합리적이라 생각하지만, 일본인에게는 전통적 가치가 무너지는 불편함이 큰 거예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팁 문화는 결국 ‘친절의 가격화’이자 일본 사회가 과거의 고정관념을 버릴 수밖에 없는 흐름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지요.

오버투어리즘과 친절의 피로 배경

관광객이 몰려드는 건 국가 경제에 분명 도움이 되지만, 그 이면에는 ‘오버투어리즘’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어요. 교토나 오사카 같은 인기 관광지에서는 인파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고, 심지어 현지인들은 “이제 일본인의 도시가 아니라 관광객의 도시가 됐다”는 불만까지 제기하고 있어요. 

또 관광객이 많아지니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과로와 감정노동에 시달리면서 친절의 피로를 호소하고 있어요. 일본의 ‘친절 신화’가 점점 무너지는 이유죠. 반대로 스페인 같은 관광 대국은 이미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겪고 나서 관광객 수를 제한하거나 환경세를 부과하는 식으로 대응했어요. 일본도 비슷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답니다.

엔저와 실질임금 하락의 배경

일본이 고통받는 근본 원인은 결국 환율이에요. 엔저가 이어지면서 수출기업은 웃지만, 서민 가계는 고통받고 있어요. 수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활 필수품 값이 오르고, 실질 임금은 4년 가까이 줄곧 하락세예요. 쌀, 전기, 가스 같은 기본적인 생활비가 한국보다 높게 책정돼 있어 더욱 힘든 상황이죠. 

여기에 세금 공제 제도가 한국보다 열악하다 보니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고정비는 훨씬 많아요. 반대로 한국은 아직까지 엔저 효과로 인한 충격이 덜했지만, 만약 원화 가치가 급락한다면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주는 사례이기도 해요.

미국 금리 정책과 일본의 선택 배경

일본 경제의 어려움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미국 금리 정책이 일본의 환율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에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엔저는 더 심해지고, 일본은 금리를 인상하지 못해 난처한 상황에 빠지죠. 최근 미국이 금리 동결을 선택하면서 일본은행은 더욱 복잡한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금리를 올리면 경기 침체, 동결하면 엔저 지속이라는 딜레마 속에서 일본의 고통은 깊어지고 있어요. 이런 국제 금융 환경의 영향으로 일본이 스스로 정책을 주도하기 힘든 구조적 한계도 드러나고 있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만약 일본이 금리를 과감하게 올려 환율을 방어했다면 단기적으로는 서민 부담이 더 커졌을지도 몰라요.

기업 호황과 서민 불황의 배경

일본의 또 다른 아이러니는 기업과 서민의 온도 차예요. 일본 기업들은 해외 투자와 B2B 시장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어요. 특히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실적은 좋아지고 있어요. 

그러나 이 ‘기업 호황, 가계 불황’의 전형적인 구조는 아베노믹스 시절부터 이어져 온 문제예요. 기업의 영업이익은 늘어도 그 돈이 국내 임금 인상이나 내수 소비로 연결되지 않으니 서민은 여전히 힘든 거예요. 반대로 한국도 최근 대기업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가계는 물가 부담으로 허덕이고 있어 일본과 비슷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어요.